당신은 한국의 가난을 얼마나 알고 있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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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한국의 가난을 얼마나 알고 있는가? [서평] 적나라하게 가난을 보여주고 대안을 제시하는 <한국의 가난>
한국의 가난
▲ <한국의 가난> ⓒ 한울아카데미 한국의 가난
당신은 한국에 가난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 지 알고 있는가? 다시 말해, 당신은 한국의 빈곤율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있는가?
많은 이들이 한국에도 빈곤한 이들이 많이 있느냐고 반문할 지 모른다. 노숙자를 제외하면 우리 주변에서 빈곤한 이들을 목격하기 힘들기 때문일 터다. 실제로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등장하는 인물은 대부분 중산층 이상으로 가난한 사람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가처분 중위소득(소득순으로 전국민을 일렬로 세웠을 때 중앙에 있는 사람의 소득)의 50%를 빈곤의 기준선으로 설정할 경우, 우리나라 인구 4850만 명의 16.5%가 기준선 아래에 있다. 무려 800만 명이 가난하고 빈곤한 상태에 있다는 뜻이다.
최근 발간된 <한국의 가난>(김수현·이현주·손병돈 지음, 한울아카데미 펴냄)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지만 국민 6~7명 중 1명이 빈곤한 한국의 현실을 말하고 있다. 이 책은 가난한 이들을 현미경으로 들여다 보며 이들이 왜 가난한지 조명한다. 그리고 빈곤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한다.
이 책은 빈곤을 나타내는 구체적인 통계 수치를 통해 우리나라 빈곤의 현 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특히, 이 책은 우리의 빈곤 문제를 다루는 책이 사실상 전무한 상황에서 우리의 빈곤을 말하는 우리 학자들의 소중한 성과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누가 가난한가? 그들은 왜 가난해지는가?
이 책을 읽는 독자는 누구나 한국의 가난 실태에 놀라게 된다. 이 책에 따르면, 2003~2005년까지 12분기 동안 빈곤을 한 번도 경험하지 않은 가구는 전체 가구 64.9%. 다시 말해 이 기간에 한 번이라도 빈곤을 경험한 가구는 전체 가구의 35.1%에 달한다. 금융위기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현재에는 이 수치가 더욱 높을 터다.
그렇다면, 누가 가난한 걸까? 노인·장애인·여성 가구주 가구의 빈곤율이 평균을 크게 웃돈다. 2007년 장애인의 빈곤율은 34.6%, 여성 가구주의 빈곤율은 21.8%다. 우리나라 전체 빈곤율의 3배와 2배다. 또한 최근에는 결혼 이주 여성이나 탈북자들의 빈곤 문제가 새롭게 부각되는 등 빈곤의 양상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특히, 노인의 빈곤율은 무려 47.0%에 달했다. 절반의 노인이 빈곤한 생활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2000년 전체 노인 가구의 월평균 가구소득은 101만5천 원인데 비해 빈곤 노인 가구의 경우 가구소득이 31만2천 원에 지나지 않는다. 소득의 45.1%인 14만1천 원은 자녀나 친척이 주는 돈이다. 근로소득은 7만9천 원, 연금 등 공적이전소득은 5만6천 원에 불과하다.
최근 한국의 빈곤을 나타내는 지표 중 눈에 띄는 점은 일할 수 있는 이들도 빈곤에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10년 간격으로 겪은 한국사회에서 장애·병·나이 때문에 일할 수 없거나 게으른 사람만 빈곤하다는 과거의 통념은 이제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지은이는 말한다.
2003년 기준 '차상위 실태조사'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빈곤 가구 중 근로능력자가 있는 경우가 63.0%가 된다. 이 가구 중 노인이나 중증장애인과 같은 피부양자가 없는, 즉 근로능력자로만 구성된 가구도 27.8%에 이른다.
그렇다면 이들이 가난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한 여러 가지 의견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일을 해도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경제구조 탓이 크다. 특히, 근로 빈곤층의 문제는 과거 개발연대 시대와 현재의 빈곤을 구별 짓는 가장 중요한 특징이다. 산업구조의 변화와 노동시장의 불안정 속에서 저임금 노동자들이 양산되는 것이다.
근로 빈곤층(워킹 푸어)의 빈곤은 다시 그들이 부양하는 노인이나 아동의 빈곤으로 이어진다. 근로 빈곤층의 빈곤 문제는 전통적 빈곤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빈곤의 세습을 막기 위해 교육 등에 매우 많은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교육은 빈곤 탈출 수단이 아닌 오히려 빈곤을 고착화하는 핵심원인이 되고 있다.
빈곤을 넘어서기 위한 대안은 있는가?
그렇다면 빈곤을 넘어서기 위한 대안은 무엇일까? 지은이는 우선 빈곤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한다. 경제가 성장해도 빈곤이 더욱 확산되는 이 시대에 과거 고도성장 시대의 해법으로는 빈곤 문제를 풀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우리의 사회안전망이 절대적인 가난의 수준에 빠진 다음에야 지원하는 후진적 체계에 머물러 있는 이상 빈곤 문제는 심화될 수밖에 없다.
사실 빈곤문제가 오래된 만큼 그 해법도 오랫동안 모색돼왔다. 선진국 중에서 빈곤율이 낮은 나라의 상황을 살펴보면, 공공부조·사회보험·사회서비스 등 3대 사회안전망이 튼튼히 구축된 가운데, 일과 복지를 연계시키는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이 활성화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사회정책이 발달할 수록, 빈곤층에 인간적인 생활을 보장하는 공공부조제도의 비중은 줄고, 예방적 성격의 안전망이 강화되는 추세다. 우리나라는 3대 사회안전망 중 공공부조 일변도의 체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사회보험 등의 예방적 안전망 강화에 더욱 주력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사실 사회보험 사각지대는 노동시장 자체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일시에 개선되기는 어렵다. 그런 점에서 사회서비스와 보편적인 수당을 확대하는 방법이 좀 더 우리 현실에 맞는 사회안전망이다. 소비지출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주거비·교육비·보육료·의료비 등을 지원하자는 것이다. 여기에 더 많은 일할 기회와 적절한 노동의 대가가 보장된다면 빈곤 극복은 꿈은 아니라고 지은이는 강조한다.
지은이는 이 책 말미에 부자들의 세금을 깎아주면서 복지국가를 약속하는 무책임한 정치인이 많다며 과연 우리에게 희망은 있을까라고 '자문'한다. 지은이의 '자답'은 이렇다. "한국 사회의 놀라운 역동성이 빈곤 극복의 새로운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낼 것이다 출처 : 당신은 한국의 가난을 얼마나 알고 있는가? - 오마이뉴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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